2009년 09월 27일
피노키오 이야기(4) -임시-
피노키오는 꿈을 꿨다. 매일같이 지속되던 행복, 결코 손에서 떠나가지 않을듯한 그 행복은 이제 곁에 없다. 눈이 휘몰아치던 겨울, 그리고 따스했던 화롯가와 제페트 할아버지의 웃음조차도 떠나버렸다. 떠나가? 어디로? 그것은 결코 알 수가 없다. 절망과 고통만이 피노키오의 몸을 휘감아, 견디다 못한 피노키오의 비명은 마음속에서부터 퍼져나간다.
피노키오는 침상 위에서 일어났다. 그의 입에서 터져나온 비명에 소년과 소녀는 놀라 입조차도 벌리지 못하고 있었다. 눈을 뜬 피노키오는 천천히 자신의 몸을 살폈다. 그의 몸에는 찢기지 않는 천을 억지로 찢어낸듯한 천이 자신의 몸을 조르고 있었다. 피는 이미 굳어버렸지만 고통만큼은 굳지 않았다. 상체를 일으키기만 해도 심장이 떨어져나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피노키오가 주변을 둘러보자 소년이 말했다.
"좀 정신이 드세요?"
피노키오는 소년에게 세상이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소년은 눈물을 글썽이더니 말을 하기 시작했다.
콜로디에 전쟁이 터져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이 죽게 되고, 심지어 지금도 거리에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소년과 소녀는 전쟁에 휘말려 총상을 입고 쓰러져버린 부모님의 모습과 같은 모습으로 쓰러져버린 피노키오를 방관할 만큼 마음이 다부지지 않았기에 피노키오를 자신들의 무너저가는 집으로 옮기곤 치료를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피노키오를 놀라게 한 건 그러한 사실이 아니었다. 자신이 눈오는 날 체페트 할아버지의 시신을 묻은 채 절벽을 향해 몸을 날렸던 날로부터 수십번의 계절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그를 충격으로 몰아갔다.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다리 뿐만 아니라 사지가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그렇게 바랬던 인간이 되고싶었던 소원은 아직까지도 그저 소원에 불과할 뿐이었다. 피노키오는 인간의 모습을 한 채, 여전히 나무인형 그대로였다.
이 모든 것은 피노키오를 혼돈으로 몰아갔다. 그래, 모든것은 요정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요정을 찾으러 가야 한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가? 다시 고래의 뱃속으로? 정작 그 곳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요정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어렸을 적, 이 세상에 목각인형으로서 만들어진 지 얼마 안됬던 그날은 목각인형이었기에 체페트 할아버지를 위한 순수한 소망으로 요정을 불러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사람이 잠들어있던 잊혀진 시간과 함께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간절한 소원은 죽을 수 없는 자신의 몸뚱이에 대한 저주와 원망 뿐이었다.
...여행을 떠나야 한다. 죽을 수 없는 만큼, 시간은 저주스러울 정도로 많이 남아있었다. 피노키오는 고개를 들어 일어났다. 몸은 조금만 움직여도 금이 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어차피 죽지도 않을 몸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은 편했다. 소년과 소녀는 피노키오가 고통에 얼굴을 일그려뜨리자 그를 막아섰다. 소년과 소녀의 눈엔 눈물이 가득 담겨있었다. 하지만 피노키오의 눈엔 그들의 눈물을 바라볼 여유는 없었다. 요정을 찾아 떠나야 한다. 한시라도 빨리, 달콤한 죽음을 찾아서 떠나야 한다...
다급해진 피노키오는 소년과 소녀를 다독거린 뒤 집을 나왔다. 요정을 만나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는 마음이 그를 사로잡아, 고통조차도 잠재웠다. 고통이 휘감긴 가벼운 발걸음은 이미 커다란 총성으로 망가져버린 마을을 떠나려했다. 총성이 하늘을 메워버린 그 마을엔 요정이 나타날 꿈 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한걸음, 두걸음을 바닥에서 떼어내고 마을의 문을 향하는 순간, 어깨 근처에서 퍼진 총상과 함께 울려퍼지는 총성이 그를 막아섰다. 한발, 두발. 어차피 죽을 수 없다는 생각이 피노키오의 머릿속을 가득 메운 순간, 피노키오는 달리기 시작했다. 노련한 군인들은 능숙하게 몸통과 다리를 노렸지만 피노키오는 멈추지 않았다. 총알의 반동에 의해 몸을 멈추는 것도 잠시,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이윽고 피노키오가 총알 구멍이 그득하게 뚫린 팔을 군인을 향해 내뻗자, 군인들은 충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피노키오의 눈앞은 아득해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가면 이 마을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안도감이 땅 속에서 튀어나와 그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다시 한번 전신을 휘감은 고통은 그 안도감을 기꺼이 물리쳐주었다. 마을을 떠나 숲에 도착한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누군가가 조용히 귓가에 속삭이듯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마치 나무가 말을 걸듯
피노키오는 침상 위에서 일어났다. 그의 입에서 터져나온 비명에 소년과 소녀는 놀라 입조차도 벌리지 못하고 있었다. 눈을 뜬 피노키오는 천천히 자신의 몸을 살폈다. 그의 몸에는 찢기지 않는 천을 억지로 찢어낸듯한 천이 자신의 몸을 조르고 있었다. 피는 이미 굳어버렸지만 고통만큼은 굳지 않았다. 상체를 일으키기만 해도 심장이 떨어져나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피노키오가 주변을 둘러보자 소년이 말했다.
"좀 정신이 드세요?"
피노키오는 소년에게 세상이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소년은 눈물을 글썽이더니 말을 하기 시작했다.
콜로디에 전쟁이 터져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이 죽게 되고, 심지어 지금도 거리에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소년과 소녀는 전쟁에 휘말려 총상을 입고 쓰러져버린 부모님의 모습과 같은 모습으로 쓰러져버린 피노키오를 방관할 만큼 마음이 다부지지 않았기에 피노키오를 자신들의 무너저가는 집으로 옮기곤 치료를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피노키오를 놀라게 한 건 그러한 사실이 아니었다. 자신이 눈오는 날 체페트 할아버지의 시신을 묻은 채 절벽을 향해 몸을 날렸던 날로부터 수십번의 계절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그를 충격으로 몰아갔다. 손이, 떨리기 시작했고 다리 뿐만 아니라 사지가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그렇게 바랬던 인간이 되고싶었던 소원은 아직까지도 그저 소원에 불과할 뿐이었다. 피노키오는 인간의 모습을 한 채, 여전히 나무인형 그대로였다.
이 모든 것은 피노키오를 혼돈으로 몰아갔다. 그래, 모든것은 요정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요정을 찾으러 가야 한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가? 다시 고래의 뱃속으로? 정작 그 곳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요정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어렸을 적, 이 세상에 목각인형으로서 만들어진 지 얼마 안됬던 그날은 목각인형이었기에 체페트 할아버지를 위한 순수한 소망으로 요정을 불러낼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자신이 알고 있던 모든 사람이 잠들어있던 잊혀진 시간과 함께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의 간절한 소원은 죽을 수 없는 자신의 몸뚱이에 대한 저주와 원망 뿐이었다.
...여행을 떠나야 한다. 죽을 수 없는 만큼, 시간은 저주스러울 정도로 많이 남아있었다. 피노키오는 고개를 들어 일어났다. 몸은 조금만 움직여도 금이 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어차피 죽지도 않을 몸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은 편했다. 소년과 소녀는 피노키오가 고통에 얼굴을 일그려뜨리자 그를 막아섰다. 소년과 소녀의 눈엔 눈물이 가득 담겨있었다. 하지만 피노키오의 눈엔 그들의 눈물을 바라볼 여유는 없었다. 요정을 찾아 떠나야 한다. 한시라도 빨리, 달콤한 죽음을 찾아서 떠나야 한다...
다급해진 피노키오는 소년과 소녀를 다독거린 뒤 집을 나왔다. 요정을 만나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는 마음이 그를 사로잡아, 고통조차도 잠재웠다. 고통이 휘감긴 가벼운 발걸음은 이미 커다란 총성으로 망가져버린 마을을 떠나려했다. 총성이 하늘을 메워버린 그 마을엔 요정이 나타날 꿈 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한걸음, 두걸음을 바닥에서 떼어내고 마을의 문을 향하는 순간, 어깨 근처에서 퍼진 총상과 함께 울려퍼지는 총성이 그를 막아섰다. 한발, 두발. 어차피 죽을 수 없다는 생각이 피노키오의 머릿속을 가득 메운 순간, 피노키오는 달리기 시작했다. 노련한 군인들은 능숙하게 몸통과 다리를 노렸지만 피노키오는 멈추지 않았다. 총알의 반동에 의해 몸을 멈추는 것도 잠시,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이윽고 피노키오가 총알 구멍이 그득하게 뚫린 팔을 군인을 향해 내뻗자, 군인들은 충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피노키오의 눈앞은 아득해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가면 이 마을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안도감이 땅 속에서 튀어나와 그를 끌어안았다. 하지만 다시 한번 전신을 휘감은 고통은 그 안도감을 기꺼이 물리쳐주었다. 마을을 떠나 숲에 도착한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누군가가 조용히 귓가에 속삭이듯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마치 나무가 말을 걸듯
# by | 2009/09/27 04:16 | 지어낸얘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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